파주 교하동 오도교차로, 종중·주민·행정이 손잡은 3단계 환경정비 — 민관 합동 모델을 들여다보다
파주 교하동 오도교차로 주변에는 오랫동안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행정 혼자서는 끊기 어려웠던 그 악순환에 지난 5월 12일, 종중이 빗자루를 들었다. 창원황씨 종중과 오도동 주민 등 30여 명이 함께한 민관 합동 환경정비다. 단순히 하루 청소 행사로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안내판 설치·꽃잔디 식재·집중 폐기물 수거로 이어진 3단계 접근이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왜 오도교차로였나 — 상습 무단투기 지점의 구조
오도교차로는 교하신도시와 오도동을 잇는 남북로 상의 교차로로, 파주시의 주요 간선도로다. 차량 통행이 많고 인근에 세차장과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어 오도동·연다산동 주민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의 이동도 잦다. 바로 이 조건이 문제의 씨앗이 됐다. 교차로 일대와 인근 창원황씨 종중 부지 주변에는 각종 쓰레기가 상습적으로 무단 투기돼 왔으며, 이로 인해 도시 미관이 저해되고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누적돼 왔다.
다수의 이용자가 오가는 도로변 교차로이기 때문에 관리 책임이 분산되기 쉬운 구조다. 행정 단독으로 대응하기에는 상시 감시·수거 비용이 크고, 방치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미 지저분한 곳’이라는 인식이 더 많은 투기를 유인하는 악순환이 생겨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출처: 파주시 보도자료, 2026-05-13)
3단계 정비 — 안내판·꽃잔디·집중 청소
이번 정비가 단발성 청소 행사와 구별되는 지점은 물리적 차단 → 시각적 개선 → 실제 수거의 순서로 단계를 나눴다는 데 있다.
1차: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안내판 설치
행동심리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명시적 금지 표지가 투기 억제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차 조치는 “이곳에 버리면 안 된다”는 명확한 신호를 공간에 심는 것이었다.
2차: 꽃잔디 식재 + 자연 발아한 애기똥풀 활용
식물로 공간을 채우면 쓰레기를 투기할 여지가 줄어들고, 시각적으로도 ‘관리되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준다. 교하동은 꽃잔디를 직접 심는 동시에 이미 자연 발아한 애기똥풀(봄철 도로변에서 흔히 자라는 노란 야생화)을 함께 활용했다.
3차: 5월 12일 방치 폐기물 집중 수거 청소 활동
이전 두 단계가 환경을 정비하고 나면, 마지막 단계는 누적된 묵은 쓰레기를 한 번에 걷어내는 것이다. 창원황씨 종중과 오도동 주민 30여 명이 이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달리 보면 이 순서는 “인식 개선 → 공간 재구성 → 물리적 수거”로 읽힌다. 1·2차가 선행됐기 때문에 3차 청소 활동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진행됐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종중은 왜 이 자리에 직접 나섰을까?
종중이 빗자루를 든 이유 — 황규영 종중회장 발언
교하동 오도 일대에 선산과 종중 부지를 보유한 창원황씨 종중은 이번 정비의 핵심 주체였다. 황규영 창원황씨 종중회장은 이번 활동의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종중의 터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은 물론이고 우리 지역을 오가며 방문하는 많은 분에게 교하동이 깨끗하고 쾌적한 곳으로 각인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종친들과 뜻을 모았다”
— 황규영 창원황씨 종중회장 (파주시 보도자료, 2026-05-13)
종중 입장에서는 자기 부지 안의 문제만 해결해도 충분했을 수 있다. 그런데 황 회장의 발언은 “지역을 오가는 모든 분”으로 수혜 범위를 설정하고 있다. 종중이 자기 부지의 경계를 넘어 공공 공간의 미관 문제에 직접 자원을 투입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행정의 다음 카드 — 권예자 동장 발언과 후속 계획
권예자 교하동장은 현장의 어려움과 향후 방향을 함께 전했다.
“오랫동안 방치된 묵은 쓰레기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지역 주민과 종중에서 도와주신 덕분에 생각보다 수월하게 정비됐다”
— 권예자 교하동장 (파주시 보도자료, 2026-05-13)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교하동은 2026년 3월 22일에도 파평윤씨 종중과 함께 고인돌 산책로 청소를 진행한 바 있다. 3월의 고인돌 산책로, 5월의 오도교차로 — 두 사례 모두 교하동 행정과 특정 종중이 손을 맞잡은 구도라는 점에서 같다. 교하동은 이 활동들을 발판 삼아 관내 환경 취약 지구의 순차적 정비와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 홍보를 병행해 주민들의 자발적인 환경보호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출처: 파주시 보도자료, 2026-05-13)
상습 무단투기는 행정 단독으로는 끊기 어렵다. 이번 오도교차로 사례는 토지 소유 주체(종중)·인근 주민·행정이 같은 목표로 움직였을 때 3단계 접근이 가능했음을 보여준다. 교하동이 두 차례 연속으로 종중과의 협력을 실험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모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파주의 다른 환경 취약 지점에서도 이 방식이 반복될 수 있는지 — 이 물음이 교하동 다음 행보의 핵심이 될 것이다.
출처: 파주시 보도자료 (2026-05-13) 원문: https://www.paju.go.kr/news/user/board/BD_board.view.do?bbsCd=1023&bbsSeq=2026051308220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