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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지R 스페어 타이어 자리 트렁크 수납 DIY — 2020년, 10년 차주의 직접 개조 후기

5월 19, 2026 1 min read

스포티지R 스페어 타이어 자리 트렁크 수납 DIY — 2020년, 10년 차주의 직접 개조 후기

트렁크가 이렇게 좁았나

캠핑 짐을 트렁크에 밀어 넣다가 문이 닫히지 않는 순간이 있었다. 텐트 폴대를 세로로 세워보고, 쿨러를 옆으로 눕혀보고, 결국 바람막이 가방은 뒷좌석 발치에 던져 넣고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이건 2020년 9월의 일이다. 당시 2010년식 스포티지R을 10년째 타던 차주로서, 트렁크 공간이 이렇게 좁다는 걸 캠핑 장비 앞에 서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다.

그때 눈에 밟힌 게 트렁크 바닥 매트 아래였다. 스페어 타이어 때문에 매트가 불룩 솟아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타이어를 빼내면 실제로 얼마나 되는 빈 공간이 나오는지는 한 번도 확인해 본 적이 없었다. 합판 몇 장과 공구만 있으면 직접 수납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과연 손으로 직접 만들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는, 타이어를 꺼내보고 나서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페어 타이어를 빼고 나니

스페어 타이어를 탈거하자 생각보다 훨씬 깊은 공간이 드러났다. 줄자를 대어 보니 가로 95cm, 세로 75cm, 높이 23cm. 예상 수납 용량으로 계산하면 약 160~165L에 달하는 공간이 그대로 묻혀 있었다. 이게 10년 동안 매트 아래에서 한 번도 쓰이지 않았다는 게 새삼 아까웠다.

더 눈에 띄었던 건 타이어가 꽂혀 있던 움푹 들어간 자리였다. 깊이 7cm, 약 25L 정도의 공간이 따로 있었다. 점프 케이블처럼 자주 꺼낼 필요는 없지만 어딘가 넣어두어야 하는 물건들이 꼭 이런 자리에 딱 맞는다.

2010년식 스포티지R 트렁크 하단 스페어 타이어 탈거 후 드러난 빈 공간

처음엔 합판 한 장으로 그냥 덮어버릴까 싶었다. 가장 빠른 선택이었다. 하지만 움푹 들어간 공간을 그냥 막아버리는 게 아까웠고, 어차피 합판을 자르고 나사를 박는 작업이라면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구조는 이렇게 잡았다: 1번·3번 상판은 지지대 위에 고정하고, 가운데 2번 상판만 경첩으로 열고 닫히는 3단 구조. 바닥에 따로 숨겨두기엔 아까운 물건들을 2번 상판 아래에서 언제든 꺼낼 수 있도록. 설계가 머릿속에서 잡히자, 며칠 후 주말 반나절을 잡고 재료를 챙겨 트렁크 앞에 앉았다.

DIY로 만드는 트렁크 수납함 5단계

1단계: 지지대 위치 잡기

상판을 받쳐줄 지지대 위치부터 결정했다. 트렁크 바닥면은 평평하지 않아서 어느 자리에 지지대를 놓느냐에 따라 완성 후 상판이 흔들리거나 기울 수 있다. 바닥 구조를 직접 손으로 짚어가며 확인했는데, 처음 잡은 위치에서 한 번 바꿔야 했다. 한쪽 지지대가 바닥 굴곡을 타서 상판이 미세하게 기울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잡은 위치에서야 수평이 잡혔다. 여기서 위치를 잘못 잡으면 나중에 나사를 다시 빼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니, 가장 먼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단계라는 걸 직접 겪고 나서 알았다.

스포티지R 트렁크 하단 수납 DIY — 지지대 위치를 잡은 초기 작업 모습

2단계: 1번·3번 상판 고정

지지대 위에 1번 상판과 3번 상판을 올리고 나사로 단단히 고정했다. 상판 재료는 두께가 적당한 합판을 사용했다. 지지대와 맞닿는 면적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흔들림 없이 버텨주기 때문에, 나사 위치를 미리 표시해두고 작업했다. 2번 상판이 들어갈 가운데 자리는 경첩 연결을 위해 비워두었다. 지지대 위치만 제대로 잡혀 있으면 이 단계는 비교적 빠르게 끝났다.

스포티지R 트렁크 DIY — 지지대에 1번·3번 합판 상판을 나사로 고정한 모습

3단계: 경첩으로 2번 상판 연결

1번 상판과 2번 상판 사이에 경첩을 달았다. 2번 상판이 여닫이 공구함 역할을 하도록 만든 핵심 구조다. 처음엔 경첩을 반대 방향으로 달았다가 뜯어냈다. 뚜껑이 트렁크 바깥쪽으로 열려야 하는데 안쪽으로 넘어가는 방향으로 잘못 달았던 것이다. 경첩 방향을 확인하고 다시 고정하고 나니 2번 상판이 자연스럽게 열렸다. 좌우 균형을 잡는 데도 생각보다 손이 갔다.

스포티지R 트렁크 DIY — 1번·2번 상판을 경첩으로 연결한 여닫이 구조

4단계: 가스 업쇼바 달기

2번 상판에 3kg 가스 업쇼바(상판을 열었을 때 자동으로 받쳐주는 가스 지지대)를 달아주었다. 달고 나서 처음 상판을 살짝 밀어 올렸을 때 “슈르륵” 하고 부드럽게 올라가는 게 생각보다 훨씬 시원했다. 손을 놔도 상판이 그 자리에서 멈춰 있으니, 한 손으로 짐을 꺼내는 동안 나머지 손이 상판을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캠핑 짐을 꺼낼 때 늘 두 손이 필요했던 상황이 한 손으로 끝났다.

스포티지R 트렁크 DIY — 2번 상판에 3kg 가스 업쇼바를 설치한 모습

5단계: 검정색 펠트지로 마감

마지막으로 검정색 접착 펠트지로 상판 전면을 감쌌다. 외관이 깔끔해지는 것도 있지만, 물건을 넣고 뺄 때 합판 표면이 긁히거나 진동 소음이 생기는 걸 막아주는 실용적인 역할이 더 컸다. 펠트지 끝단을 당기면서 붙이다 보니 모서리 부분이 들뜨는 구간이 나왔다. 결국 몇 군데는 두 번 붙였다.

검정색 접착 펠트지로 마감된 스포티지R 트렁크 수납 상판과 센서등

솔직하게 — 안전과 열에 대해

직접 만든 사람으로서 이 부분은 미리 짚어두고 싶다.

스페어 타이어는 후방 추돌 시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한다. 트렁크에 짐이 가득 실려 있으면 그것도 어느 정도 완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스페어 타이어를 제거하는 결정은 본인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이건 내가 대신 판단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타는 사람이 직접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열 쪽도 실제로 확인했다. 스페어 타이어 자리 바로 아래에 머플러가 위치해 있어서, 주행을 마치고 나면 이 공간이 꽤 뜨거워진다. 실제로 스페어 타이어 자리 바닥에서 약간의 열 변형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재료를 고를 때 이 점 때문에 한참 고민했다 — 합판이 괜찮을지, 펠트지가 녹지는 않는지. 장시간 주행 직후에는 열에 민감한 물건은 바로 넣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만들 만한 가치가 있었나

처음 타이어를 꺼내면서 반신반의했던 그 의문 — 과연 손으로 직접 만들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 — 에 대한 답은, 해보고 나니 ‘있었다’는 쪽이다.

완성 직후 공간을 채운 건 숯집게와 내열장갑, 바람막이였다. 이전에는 뒷좌석 발치나 트렁크 구석에 굴러다니던 것들이다. 비상 공구와 점프 케이블은 움푹 들어간 아래 공간에 자리를 잡았고, 부피가 있어 짐 사이에 늘 끼어있던 우드스토브도 상판 위에 올려두니 트렁크 공간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완성된 스포티지R 트렁크 수납공간에 우드스토브를 수납한 모습

마감이 전문가 수준은 아니다. 경첩 주변이나 펠트지 끝단을 가까이서 보면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띈다. 다시 만든다면 경첩 방향을 첫 단계에서 미리 확인하겠고, 펠트지는 모서리부터 천천히 욕심 부리지 않고 붙이겠다.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린 건 이 두 부분이었다. 그래도 실용성 면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DIY 프로젝트였다.

스포티지R을 타면서 트렁크가 늘 좁다고 느꼈다면, 바닥 매트를 한 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거기 있다. 나사를 다루는 데 익숙하다면, 아니면 처음 도전해보고 싶다면 — 이 정도 난이도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